‘가짜’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짝퉁, 모조품 등 가짜와 관련된 단어는 진짜보다 많이 뒤떨어지는 듯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며, 흔히 속았다는 느낌을 주는 단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짜’는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상대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심리를 이용한 ‘페이크 마케팅(Fake Marketing)’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페이크 마케팅이란?
페이크 마케팅이란 말 그대로, ‘가짜’를 그럴듯하게 꾸며 진짜처럼 내세우는 마케팅 기법을 말합니다. 가짜라면 일반적으로 불쾌함을 느낄 만 하지만, 페이크 마케팅은 상대를 조롱하거나 기만하려는 의도가 아닌, 기발함과 재치가 기반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이를 접한 고객들은 페이크 마케팅을 보고 일종의 ‘속는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페이크 마케팅 기법은 영화/광고/다큐 뿐만 아니라 미술/패션/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페이크 마케팅 사례
- <레지던트 이블 5: 최후의 심판> 영화 광고
‘레지던트 이블 5‘의 공식 사이트를 이용한 영화 홍보는 페이크 마케팅을 재미있게 이용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영화 공식 사이트를 레지던트 이블 영화 내에 나오는‘엄브렐라’라는 그룹의 홈페이지처럼 꾸미고, 마치 진짜 기업인 것처럼 인재 채용 공고를 올리는 등의 바이럴 마케팅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마치 영화가 아닌 진짜 기업의 홈페이지인 양 꾸민 ‘레지던트 이블 5’의 홈페이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 <Sodastream 캠페인>
Sodastream 캠페인은 당시 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페이크 마케팅 사례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진짜 광고 제품인 탄산수 제조기 ‘Sodastream’을 광고하기 전, 덤벨 모양 플라스틱 병의 탄산수 ‘Heavy Bubbles’라는 가상의 제품을 만들어내 첫 번째 광고영상을 찍었습니다. 첫 영상인 ‘Heavy Bubbles’ 광고는 탄산수가 건강에 좋다는 점을 강조하며 덤벨 모양의 탄산수를 사들고 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건강해질 수 있다는 다소 말도 안 되고 우스꽝스러운 시나리오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광고의 주인공인 Heavy Bubbles라는 제품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었고, 광고 영상의 강렬함과 함께 고객들은 이 영상에 큰 궁금증을 품게 됩니다.

그러나 이 궁금증은 머지않아 풀리게 됩니다. Heavy Bubbles 영상과 이어지는, 수수께끼를 해결해줄 두번째 영상이 Heavy Bubbles 영상에 뒤이어 업로드 되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영상에서는 첫 번째 영상의 내용이 거짓이며, 사실 다른 제품을 광고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첫 번째 영상인 Heavy Bubbles에서 다뤘던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부정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자연스레 본 제품으로 끌고옵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영상을 올려 본격적인 Sodastream 제품을 광고 하는 것으로, Sodastream은 광고 영상에 거부감 있는 고객들의 경계를 재치있고 유머있는 페이크 영상으로 허물고 자신들의 본 제품 광고로 자연스레 유도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클래시 페이크
위에서 소개한 페이크 마케팅과는 약간 다른, 또 다른 페이크 마케팅 종류가 있습니다.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라고 불리는 이 페이크 마케팅을 소비하는 고객들을 보통 ‘페이크 슈머’라고 부르며, 이들은 진짜보다 더 가치 있는 ‘가짜’를 추구합니다.
클래시 페이크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동물 모피 제품이 있습니다. 동물 모피 가방, 모피 코트 등이 비싼 가격에 팔리던 옛 날과 달리, 사람들 사이의 동물보호 의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인조 모피, 즉 가짜 모피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모피에서 뿐만 아니라 식품 쪽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맛과 영양이 진짜 달걀과 비슷한 인공 달걀, ‘비욘드 에그(Beyond egg)’가 그 사례입니다. 이 비욘드 에그는 콩과 수수 등 10여 가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달걀을 대체하기 충분하다고 합니다.
<스텔라 맥카트니의 인조 모피>

사실 페이크 마케팅은 더이상 일반적인 광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수월하게 다가가기 위해 만들어진 마케팅 기법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페이크 마케팅은 해당 광고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브랜드 몰입도를 극대화시킵니다. 광고인지 영화인지, 실제인지 거짓인지 고민하는 것을 유도해 호기심과 흥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인 것입니다. 이런 페이크 마케팅을 제대로 성공시키기 위해선 고객을 목적지까지 자연스레 유도할 수 있는 치밀한 전략과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 참고자료
- 『가짜에 설득되다』 (Cheil magazine)
- 『진짜보다 더 가치있는 가짜 ‘클래시페이크’를 주목하라』 (경기신문)
- 『‘유쾌한 가짜’, 속는 즐거움으로 유혹한다』 (ECONOMY Chosun)
- 『페이크 마케팅 전략을 이용한 광고들』 (Ewha Brand Communication)